현대미술전
2006부산비엔날레 현대미술전은 전시주제와 형식을 통해 차별성을 획득한다. 한국 사회의 가장 지역적 특수성인 서울의 초집중화 문제를 다루면서 한국적 근대성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공공적 접근성을 화두로 삼아 설치, 회화, 디자인, 영상(영화, 비디오, 인터넷) 등의 다양한 매체들이 총망라되나 전체적으로 서사적 접근이 강조된 작품들로서 일반 관람객들로부터 어렵지 않게 미적 경험을 유도해 낼 것이다. 서구 모더니즘의 형식주의에 의해 소외되었던 여러 형식의 현대미술의 서사적 실험에 주목함으로써 2006부산비엔날레 현대미술전은 서구 중심의 현대미술 흐름에 대해 주체적 관점을 확보하고자 한다.
— 전시감독 및 큐레이터 박만우(독립큐레이터)
주제
두 도시의 이야기: 부산–서울 / 서울–부산
기간
2006.9.16–11.25 (71일간)
장소
부산광역시립미술관, 수영만요트경기장 계측실, 부산 특정 야외지역, 부산 CJ케이블 넷 및 소출력 라디오 주파수 권역 등
전시감독 & 큐레이터
박만우 (독립큐레이터)
전시구성
5개의 카페(CAFE: Contemporary Art For Everyone)로 구성
참여작품
40여개국의 140여점
서로 바라보며 다른 두 도시에 살기
사회정치경제교육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서 수도 서울에만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미래는 탈중앙화, 탈집중화에 달려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지역 간의 불균형 발전은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 주도하의 다양한 국책과제들이 시행되고 있지만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 잡기 위한 대책으로는 그 현실적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미 집중된 권력과 자원의 분산이 구성원 모두의 합의에 기초해서 실행되기란 불가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06부산비엔날레 현대미술전은 이러한 한국 사회만의 특수한 문제를 다루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적 맥락과 관련한 질문의 단초는 부산비엔날레의 존재 자체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서 출발한다. 부산비엔날레는 개최도시 부산과 어떤 연관성을 갖는가? 또한 부산의 미술작가들에게 비엔날레 행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물론 지역성과 관련된 이런 내재적 성찰은 현대미술의 국제적 상황과 결부시켜 볼 때 중요한 문화정치적 함의를 지닌다. 왜냐하면 이런 문제의식에는 전지구화 차원의 자본주의가 강요하는 삶의 양식에 직면하여 전지구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 사이의 생산적 결합은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허구적 발상이라는 판단이 전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이 위치한 지역적 맥락의 문제를 천착함으로써 보편적 담론으로의 확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접근방식이다.
수도권 집중현상은 압축성장과 짝을 이루는 우리가 겪어 온 근대화의 한 단면이고 우리 근대성의 모습이기도 하다. 결국 부산사람들에게 수도 서울은 무엇이며 서울 사람들에게 부산은 어떻게 표상되고 있는가의 문제는 식민지경험에 뒤 이은 근대화 과정 이후 오늘 이 땅의 현실을 지배하고 있는 생활세계의 식민지화 또는 우리 삶의 내면화된 식민지화 문제와 다르지 않다. 물론 수도 서울과의 불균형적인 관계는 광주 혹은 대구와 같은 다른 지방 도시들에도 공통적인 문제이지만 이번 현대미술전은 '두 도시의 이야기: 부산–서울 / 서울–부산'이란 전시주제를 통해 서울과 부산 두 도시 사이의 갈등관계가 부산의 도시구조와 부산 시민들의 심성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좀 더 집중할 것이다. 부산에 산다고 하는 것이 서울에 못사는 것이 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흉내 내기란 결코 자신의 중심을 지키는 삶이 아니다. 반면 단순한 '가난한 친척' 정도가 아니라 부산은 서울사람들의 삶의 구석을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내 자신 속의 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대미술의 실천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병리현상까지 해결하고 치유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다만 이런 지역모순의 구조를 회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고 살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불어넣어 줄 수 있으리라고는 본다. 비록 예술가들의 겸손한 제안이라고 할지라도 도시적 상상력을 회복하기 위한 힘 있는 작업들을 통해서만이 잃어버린 우리의 현실을 되찾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영국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소설에서 차용한 전시제목 '두 도시의 이야기'가 암시하듯이 이번 부산비엔날레 현대미술전에 참가하는 작품들은 이 시대가 요청하는 서사적 구조에 기초한 다양한 실험들로 이루어 질 것이다. 우리가 당대의 서사구조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다음의 두 사실에 기인한다. 첫째는 서사가 서구미술의 모더니즘 형식주의에 의해 철저히 외면당해 왔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우리 자신의 근대성에 대한 성찰과 결부되어 오히려 요즈음 영상문화의 영역에서는 서사의 과잉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것이 회화나 설치작품이건 구상이 아닌 추상작업일지라도 그 개념적 차원의 실험성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현실로 작가의 시선이 열려있는 작업이 '두 도시의 이야기'전시에서 뚜렷이 부각될 것이다. 이는 서구중심의 현대미술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의미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탈중앙화' 혹은 '분산'과 같은 전시개념에 조응하여 현대미술전의 전시형식은 산종(dissemination)을 핵심어로 구상되고 실현된다. 다섯 개의 프로젝트들로 이루어진 전시구성 단위들 사이에도 지배와 종속의 위계질서가 배제되고 수평적 결합과 유기적 관계가 중시된다.
2006부산비엔날레 현대미술전은 '카페 (CAFE: Contemporary Art For Everyone)'라는 이름의 5개의 프로젝트들로 구성되어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카페 1과 수영만 요트경기장 계측실에서 열리는 카페 2, 부산의 특정 지역에서 열리게 되는 아웃도어 프로젝트 카페 3이 있으며 카페 4와 카페 5는 각각 CJ Cable Net 해운대 기장 방송과 미니 FM(소출력 라디오 주파수 권역)을 통해 진행된다.
다섯 개 프로젝트 가운데 부산시립미술관 전관을 전시장으로 활용하게 되는 카페 1은 '두 도시의 이야기: 부산–서울'로 부산에서 서울이라는 거울을 통해 부산을 다시 들여다보기이다. 8개 정도의 대형 설치작품들이 전시 아이콘의 역할을 하게 되며 이들을 중심으로 영상과 회화, 사진작품들이 설치된다. 현대미술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이 전시문맥의 주된 흐름을 형성하게 된다.
카페 2는 수영만 요트경기장 내의 대형 창고 형태의 계측실 2개의 건물에서 '두 도시의 이야기: 비장소성(Non-Place)'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꾸며진다. 고속도로의 휴게소, 주유소, 공항, 버스터미널, 놀이공원 등과 같이 특정 장소의 고유한 자연 환경이나 역사적 기억이 실종된 공공장소들의 일반적 성격들이 전시공간의 분위기를 지배하게 된다. 출품작의 대부분은 '컬처재밍(Culture Jamming)'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대중매체의 문화를 새롭게 해석하고 소화해내는 예술적 시도들로 이루어진다.
카페 3은 '두 도시의 이야기: 서울–부산'이라는 제목으로 부산의 야외지역에서 개최된다. 이 전시장소는 서울시의 문화정책으로 개발된 서울-중앙지역과 유사한 상황의 특정 야외지역으로서 카페 3 의 장소 선택 자체에서부터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서울에서 바라 본 부산에 대한 이미지들을 '대동소이(大同小異)'라는 관점에서 부산의 현실과 대비하고 그 차이를 서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대동의 정신이 요구됨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카페 4/5 '두 도시의 이야기: 라디오스케이프'는 미술관의 갤러리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전시와 달리 현대미술과 대중매체를 결합시키는 새로운 전시형식을 추구하는 시도이다. '대중적 접근성(Public Access)'을 화두로 TV, 라디오 그리고 인터넷과 같은 대중매체를 매개 장치로 삼아 과연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적 수용이 가능한지를 시험해 보고자 한다.
이 가운데 카페 4는 부산지역 케이블TV를 통해 싱글채널 비디오 작품 20점을 방영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의 작품들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기획․제작되는 신작들로 다양한 형식의 서사구조들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미술작가의 영화(Artist's Cinema)'라고 분류될 수 있는 작업들로 단편영화 또는 실험영화와는 구분되는 작업들이다. 케이블TV를 통해 방영되는 비디오작품들은 작가소개, 작품해설 그리고 작가와의 인터뷰 등 작품의 이해를 돕는 부가적 콘텐츠들이 마치 DVD의 서플(부가영상)과 같이 보여 진다. 동시에 카페 1의 전시장인 부산시립미술관에 설치되는 미디어 라운지에서는 이 비디오작품들을 연속적으로 상영 된다.
마지막으로 카페 5는 소출력 FM라디오와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하는 포드캐스팅(podcasting)을 결합한 독특한 멀티미디어 프로젝트이다. 라디오와 같은 로우 테크와 웹, MP3와 같은 하이테크를 결합시켜 지역공동체에 밀착한 다각적인 수용자의 참여와 반응을 유도하는 것과 동시에 전시 관람을 통해 획득한 문화적 체험을 보다 많은 이들과 공유, 소통, 확산시키는 쌍방향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는 산종되어 있는 현대미술전의 여러 카페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소통장치의 기능을 담당한 다는 점에서도 2006부산비엔날레의 전체 주제인 '어디서나'의 취지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노력임에 틀림없다. 라디오를 통해 방송되는 내용들이 이 프로젝트의 중심을 이루는 만큼 모든 작업들의 성격은 시각적 요소보다는 청각적 요소들이 핵심을 이루게 된다.
전시감독
박만우
카페 1 코디네이터
오선영
박진식
카페 2 코디네이터
김현정
카페 3 코디네이터
최재영
김해주
카페 4/5 코디네이터
임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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