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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주제로 한 데스크톱 2015년 8월 호 표지 디자인.

요제프 알베르스(1888~1976년)는 바우하우스에서 가르치던 1920년대에 ‘콤비나치온 슈리프트’를 개발했다. 기본 요소 열 개를 조합해 만드는 스텐실 레터링 시스템이었다. 2000년대 초, 폴 엘리먼(1961년생)은 알베르스의 혼령과 소통하려는 요량으로 점괘 판을 만들면서 이 글자체를 재해석했다. 당시 그는 미국 예일 대학교 그래픽 디자인과에서 가르치던 중이었는데, 마침 그곳은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알베르스가 한때 이끈 학과이기도 했다.

예일에서 엘리먼은 중요한 선생이었다. 그가 알베르스 시스템을 ‘향상’시켰다고 자랑한 것을 기억한다. 그는 알베르스가 사용한 기본 요소 열 개 중에서 하나를 없애고 아홉 개로만 모든 글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정적이고 신고전주의적인 알베르스 글자체와 달리, 엘리먼의 해석에는 좀 더 개방적이고 ‘인본주의적’인 인상이 있었다.

두 스승에게 존경을 표하는 뜻에서, 우리도 나름의 콤비나치온스 슈리프트를 만들어 봤다. 두 전작을 모두 향상하려 애쓰기도 했다. 엘리먼 모델의 절제된 인본주의적 유동성을 좀 더 일관성 있게 적용하는 한편, 몇 글자는 알베르스의 원형으로 되돌아가 가독성을 높였다. 원래는 없던 글자와 문장 부호 몇 개를 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