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 가에스너는 자신이 디자인한 활자체 페이트런을 두고, “활자체 디자이너 귄터 게르하르트 랑에와 로제 엑스코퐁에게 영향받은 산세리프체”라고 묘사했다. “양립하기 어려운 두 사람의 접근법을 결합해 표현성 풍부하되 다용도로 쓸 수 있는 활자체를 개발했다.”
페이트런 표본 포스터에서는 양립하지 않는 속성이 활자체 하나에 결합한 점에 주목했다. 영어 모순어(‘backside’, ‘nevermore’ 등)를 열두 개 선택해 포스터에 나열하고, 활자체에 관한 상세 정보는 군데군데 나눠 실었다. 뒷면에도 같은 정보를 반복했는데, 여기서는 앞에서 제시한 모순어를 각각 뒤집어 (예컨대 ‘backside’는 ‘sideback’으로, ‘nevermore’는 ‘morenever’로 바꿔 써) 존재하지 않는 가짜 모순어 열두 개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