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
“다급한 미래의 과제에 함께 응하기보다 국가간 장벽이 점점 높아지는” 오늘, “미래 사회를 반영하고 인류를 하나로 연결해 주는 요소에 집중”하는 지구 깃발을 제안하는 프로젝트였다.
우리가 제안한 깃발은 지구 언어의 불협 화음 같은 풍경을 묘사한다. 백색 소음처럼 보이는 이미지는 145개 언어로 ‘여기’를 뜻하는 말을 하나로 모아 중첩하는 영역을 표시한 것이다. 개념이자 단어로서 ‘여기’는 화자와 장소의 밀접하고 구체적인 관계를 시사하지만, 특정 맥락 바깥에서는 의미가 모호해진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우리는 이 말이 우리 인간이 구체적이면서도 일시적으로 지구를 점유하는 방식을 잘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