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노먼 포터는 모형과 구조물을 써냈다. 디자이너 겸 제작자로서 자신의 생애와 업적을 돌아보는 주저(主著)였다. ‘직설주의 운동 강령’은 그보다 훨씬 전, 즉 그가 코셤에서 작업실을 운영하던 1950년대에 쓴 선언문이지만, 이 책에도 실렸다. “언제나 영점에서 시작하라”나 “마주 대하라!” 등 스물한 개 조항으로 이루어진 강령은, 우리의 디자인관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물론 강령을 곧이곧대로 실천하려 애쓰지는 않았지만, 행동 방침을 정할 기준이 필요할 때 이따금 펼쳐 보곤 했던 건 사실이다.
1980년, 콜린 매케이브는 고다르—이미지, 사운드, 정치를 써냈다. 인터뷰를 곁들여 가며 장뤼크 고다르의 영화를 분석한 내용을 리처드 홀리스가 디자인한 책이었다. 어떤 인터뷰에서 고다르는 급진적인 텔레비전 작업의 목적을 묻는 말에 대해, “딱히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데, 당신 머리 모양 진짜 괜찮나?”라고 답했다. 급진적이고 ‘비판적’인 작업의 기능은 특정한 목적지를 의도하기보다 무언가를 질문하는 것 자체에 있다는 말로 이해했다.
제목이 암시하듯, 직설주의 운동 강령—당신 머리 모양 진짜 괜찮나?는 두 문장을 단순히 연결해 본 작업이다. 우리는 “질문하라”라는 포터의 강령을 ‘직설적’으로 좇아, (끝없이) 질문하는 고다르의 태도를 확신에 가득한 포터의 선언문에 이어 붙였다. 위대한 비판적 사상가들을 나름대로 기리는 방식이었다.